[라커룸]한국축구 우격다짐은 안통한다

  • 입력 1999년 9월 28일 00시 08분


한국축구는 지금껏 일본을 꺾으면 세계 최고에 오른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한국 선수들은 일본전에 나설 때면 누가 지시를 하지 않아도 으레 ‘비장함’이 극에 달하곤 했다.

27일 일본과의 2차 평가전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36분 후쿠다에게 골을 허용한 직후 수비수 심재원이 퇴장까지 당한 것도 다 그런 이유.

‘지면 끝장’이라는 조급한 마음에서 일본선수를 가격한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일본은 꺾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어린 선수들에게 퍼져 있는 잘못된 모습이었다.

일본은 10여년 전부터 어린 선수들을 브라질과 유럽 등지에 보내는 등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 결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헝그리 정신’만을 강조하는 한국. “이제 한일전이 더 이상 ‘한풀이 마당’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한 축구팬의 따가운 지적이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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