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기금 투입 첫날]금리 한자릿수 하락-주가 폭락

  • 입력 1999년 9월 27일 19시 44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출범한 채권시장안정 기금이 27일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채권 매입에 나서면서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한달여 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주요 장기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서울 자금시장에서 실세금리의 대표지표인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추석 연휴 직전인 22일보다 0.62%포인트 떨어진 연 9.96%, 3년만기 국고채는 0.29%포인트 하락한 연 8.88%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가 9%대에 진입한 것은 8월18일 이후 처음이며 국고채도 8월28일 이후 처음으로 연 8%대로 낮아졌다.

총20조원이 조성될 채권시장안정기금은 이날 은행권과 보험권으로부터 1차로 2조5000억원을 받아 600여억원 어치의 채권을 매입했다. 기금이 회사채를 매입한 수익률은 연 9.8∼10.2%, 평균 10.05%라고 금융감독원은 밝혔다.

3개월만기 기업어음(CP)은 전일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연 8.09%, 양도성예금증서(CD)는 0.04%포인트 내린 연 7.70%를 나타내는 등 장단기 금리가 모두 가파른 내림세를 보였다.

LG증권 관계자는 “금리하락에 고무된 일부 투신사들이 급매물을 다시 거둬가고 있어 회사채의 경우 돌발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한자릿수 금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안정기금이 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장불안 심리가 잠복한 상태여서 기금의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기금이 우량채권 위주로 매수하고 있어 투신권의 공사채형 펀드에 불량채권만 남을 경우 투자자들이 앞다퉈 환매를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추석연휴기간중 고유가 쇼크 등으로 미국 및 일본 증시가 폭락하고, 이에 영향을 받은 국내 외국인투자자들이 대거 매도공세에 나서면서 종합주가지수는 22일보다 37.78포인트 하락한 903.79를 기록했다.

〈박원재·이용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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