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특집]PC통신 6개업체 현황-전략

  • 입력 1999년 8월 24일 19시 32분


<<‘우리는 지금 미지(미지)의 땅으로 가고 있다.’

PC통신업체들은 눈앞에 다가온 21세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순간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처지는 변화무쌍한 곳이 PC통신시장. 대부분이 20, 30대의 신세대인 PC통신업체 직원들은 숱한 회의를 거쳐 올라온 아이디어로 ‘최고의 온라인커뮤니티’ 건설을 꿈꾼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PC통신 서비스로는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 넷츠고 채널아이 등 6개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중 선발업체인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 등 4대 통신은 올들어 ‘인터넷 위주의 통합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넷츠고와 채널아이는 먼저 시작한 인터넷 위주의 웹PC통신 서비스를 기반삼아 기술적으로는 4대 통신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천리안〓천리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콤의 곽치영사장은 얼마전 주력사업인 시외전화 국제전화 사업 대신에 천리안을 주력사업으로 삼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애들 장난’ 정도로 치부해온 PC통신이 데이콤 사업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고 향후 사업전망도 밝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 곽사장은 “1000만 이용자 시대를 준비하겠다”며 “2005년까지 6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천리안은 현재 184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한 국내 최대의 PC통신.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수는 4970여개에 달한다. 매일 한 곳씩 정보를 검색해도 모든 정보를 다 보려면 10년 이상이 걸리는 방대한 양이다.

천리안은 다음달 ‘천리안2000’이라는 전용 에뮬레이터(통신프로그램)를 발표한다.

‘인터넷 세계의 중심’이라는 광고카피처럼 천리안과 인터넷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천리안측은 설명. 감각적인 새 메뉴에 오락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강화해 즐기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이텔〓한국통신은 올 상반기 하이텔 지분을 87.5%로 늘리면서 회사명도 ‘한국PC통신’에서 ‘한국통신하이텔’로 바꾸고 신임사장으로 김일환 전 데이콤EC사업본부장을 영입하는 등 제2창업을 선언했다.

가입자수는 150만여명. 천리안에 이어 2위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해 말보다 24%가 늘었을 만큼 회원수 증가속도가 빠르다.

올해 10월 기존 텍스트(문서)위주의 통신 환경에서 벗어나 인터넷 사용까지 자유로운 ‘하이텔2000’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정보를 선보일 방침.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다큐멘터리 독립영화를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제공하는 인터넷방송국 ‘하이텔 인디방송국(inditv.hitel.net)’을 이달말 개국하겠다는 계획.

게임 증권 애니메이션 영화 만화 등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면모를 보이겠다는 각오다.

▽넷츠고〓SK텔레콤의 넷츠고(www.netsgo.com)는 97년 10월 다른 PC통신업체들과는 달리 당시로는 획기적인 인터넷 통신망의 길을 선택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인터넷전용 PC통신 서비스를 내건 것은 시기상조”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불과 2년만에 넷츠고의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회원수도 벌써 65만명을 넘어섰다.

다른 PC통신업체들은 이제서야 앞다퉈 인터넷 위주의 서비스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휴대전화와 삐삐를 통해 음성 E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넷츠콜’서비스의 인기가 높다.

하반기중 전용 웹브라우저(인터넷접속프로그램)를 새로 발표하고 편한 서비스와 다양한 콘텐츠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나우누리〓일본 소프트방크의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회장이 홍콩에 설립한 온라인업체 아시아온라인에서 곧 경영권을 인수할 예정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서비스 초기에 다른 통신망과는 달리 ‘가장 네티즌적인 성향을 지닌 통신망’으로 인기를 얻기도 한 저력있는 PC통신이다.

지난달부터 재도약을 목표로 엔지니어 기획담당자 웹디렉터 등 사내 인터넷전문가 26명으로 구성된 ‘포털캠프’를 출범시켰다. 유료 PC통신과는 별도로 무료가입 형태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나우!웹클럽(www.nownuri.net)’을 강화해 인터넷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이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연말까지 인터넷쇼핑몰을 구축하고 경매 공동구매 쇼핑몰임대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역시 내년중 인터넷 중심의 서비스로 전면 개편된다. 특히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정보서비스를 골라 가입할 수 있는 ‘채널형 서비스’를 조만간 시작하겠다는 차별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유니텔〓삼성SDS의 유니텔은 하이텔 천리안의 텍스트 통신과 후발주자인 넷츠고 채널아이의 웹통신의 중간형태로 시작한 PC통신. 사업 초기부터 ‘멀티미디어 통신’으로 시작했지만 완전한 인터넷통신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자사 슬로건인 ‘생활 속의 인터넷통신’이란 말처럼 유니텔의 인터넷화에 집중하고 있다.

마우스 클릭만으로 유니텔의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인터넷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

유니텔 홈페이지인 ‘유니웹센터(www.unitel.co.kr)’를 강화해 증권 뉴스 엔터테인먼트 등 정보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포털(관문)서비스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

최근 선보인 ‘마이 서비스’는 네티즌 개개인이 좋아하는 뉴스 증권정보 일기장 등 같은 정보를 개성있게 재구성해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근거리통신망(LAN)으로만 유니텔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에겐 이달부터 월 이용료를 50%까지 할인해준다.

▽채널아이〓지난해 6월 LG인터넷이 문을 연 인터넷통신 채널아이(www.channeli.net)는 인터넷 붐을 타고 벌써 55만여명의 회원을 유치했다.

‘컴맹도 가입만 하면 인터넷을 쓸 수 있다’고 할 만큼 쉽고 편리한 인터넷통신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재테크 취업 외국어학습 정보와 대화방 동호회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통신업체중에서는 국내 최초로 MP3저작권 시비를 마무리짓고 음악전문쇼핑몰인 ‘뮤직아이’를 통해 MP3파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인기를 얻고 있다.

연말까지 3만회선의 인터넷접속망을 확보해 고객에게 최상의 접속률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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