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밀레니엄 베스트]런던 큐가든

  • 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영국 런던에 있는 왕립 큐가든(큐 식물원)은 식물을 통해 온 세상을 한 곳에 모아놓은 최초의 정원 중 하나다. 17세기에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전이 세계 문화의 중심을 나타내는 추상적인 상징이었다면, 왕립 큐가든은 18세기에 유럽에서 출발해 온 세상을 탐험하고 다시 유럽, 특히 영국으로 돌아온 수많은 탐험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의 모습 중에서 정수만을 뽑아 놓은 곳이다.

1700년대 말에 런던 큐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정원은 바로크 후기 정원의 규칙적인 균형미와 우아한 경치, 그리고 낭만주의 시대의 흐르는 듯한 선으로 이루어진 경치 사이의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정원은 자연을 재발견하고자 했던 그 시대 사람들의 야심을 반영한다.

왕립 큐가든이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는 그 특징적인 모습의 창조자는 큐의 건축가들과 대영제국의 선구자들이었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가져온 식물들을 모아 원예 디자인의 좋은 표본이라고 할 만한 정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남태평양에서 가져온 빵나무들과 온실에 가득찬 이국적 나무들은 대영제국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고 큐가든은 전 세계의 식물에 대한 위대한 도서관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큐가든의 권위는 생태학에까지 확대되었다.

▽필자:W.S.머윈〓‘층이 있는 절벽들(The Folding Cliffs)’의 저자.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1/merwi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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