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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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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도 없고 돈을 쏟아부은 것도 아닌 ‘블레어 위치’는 기발한 인터넷 마케팅으로 제작비의 230배 이상의 돈을 버는 희대의 성공을 거뒀다.
최근 미국에서 개봉된 에드워드 펄롱 주연의 영화 ‘디트로이트 록 시티’는 아예 ‘블레어 위치’를 그대로 모방한 TV광고를 내보낼 정도. 또 인터넷의 각종 경매 사이트에서는 ‘블레어 위치’의 포스터 만화책 티셔츠 등이 최고 인기 품목이다.
하지만 모든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란 없다. ‘블레어 위치’역시 열광적 지지만큼 비판도 격렬하다. 이 영화를 우스갯거리로 삼거나 비난하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무려 20여개나 만들어졌다.
특히 이 영화의 공식 홈페이지를 그대로 패러디해 만든 ‘반(反)블레어 위치’홈페이지(www.madpickles.org/bbp)는 “과장광고에 속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설명처럼 ‘블레어 위치’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홈페이지를 만든 이들은 “엉터리로 만들어진 가짜 다큐멘터리 ‘블레어 위치’를 보기 위해 줄을 서서 표를 사고 뭔가 대단한 걸 기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기당했다”고 정의하며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영화 속 주인공들이 찾아 나선 마녀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영화를 만든 두 감독과 세 배우들”이라며 “그들에 대한 응징이 필요하다”는 과격한 의견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 대해 웹진 ‘ZDNet’은 ‘뛰어난 영화 보이콧 홈페이지’라고 평가하는 등 긍정적 반향들도 간혹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홈페이지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조차 “‘블레어 위치’에 대한 보이콧을 그만 두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블레어 위치’흠잡기보다 이 작은 영화의 엄청난 위력에 매료된 관객들이 아직은 훨씬 더 많은 모양이다.
이철민(인터넷 영화칼럼니스트)bandee@channel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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