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카이스트' 합류 강성연

  • 입력 1999년 8월 15일 18시 44분


“술집 작부 출신을 카이스트에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얘기도 있더라구요. 좀 속이 상했지만 일부 네티즌이 갖고 있는 드라마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이 아니라 탤런트 강성연(24)의 드라마 배역에 얽힌 이야기다.

드라마 속에서 비교적 험한 인생을 살아온 그가 1일 SBS 청춘드라마 ‘카이스트’(일 밤9·50)에 합류하자 PC통신에서 한때 ‘술집 작부 퇴출론’이 펼쳐진 것.

그는 이 드라마에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연수하고 돌아온 천체물리학도 경진으로 출연해 민재(이민우 분)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2학년에 휴학중인 데 신인 시절의 단역을 빼고 대학생 역할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예요. 사랑타령으로 늘어지는 다른 드라마와 달리 ‘하버드대의 공부벌레’처럼 교훈과 재미가 있는 작품이어서 꼭 출연하고 싶었습니다.”

8일 방영분중 경진의 대사가 맘에 들었다며 작품 속에 흠뻑 빠진 표정을 짓는다. “5g의 평화와 10g의 자유, 20g의 행복을 주겠다”는 대사가 너무 예쁘다며 자랑이다.

96년 MBC 공채 25기로 데뷔한 그는 극중에서 팔자 센 여자들과 만날 때 ‘궁합’이 좋았다. 첫 고정배역을 얻은 MBC ‘내가 사는 이유’의 순정파 작부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5일 끝난 SBS ‘해피 투게더’에서도 나이트클럽 댄서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다른 배역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시댁의 구박에 설움받는 신세대 며느리(KBS1 ‘내사랑 내곁에’)나 천방지축형의 여형사(MBC ‘사랑밖에 난 몰라’) 등 다른 배역도 있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그는 대부분의 젊은 여성연기자와 달리 ‘작부예찬론’을 펼친다. 바람불면 쓰러질 것 같은 청순가련형은 어울리지도 않고 순정을 지닌 잡초같은 배역들이 사랑스럽다는 주장이다.

“세상살이처럼 드라마 속에서도 여러가지 인생이 있다고 생각해요. 데뷔 때부터 ‘공주과’로 계속 출연하는 연기자도 있지만 저같은 ‘바닥인생’도 있죠. 그러나 노출도 있고 성격도 뚜렷한 작부역만큼 연기를 배우는 데 효과적인 역할이 또 있을까요?”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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