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Politics]뉴욕시장 줄리아니 「따뜻한 남자」로

입력 1999-08-03 20:22수정 2009-09-2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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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줄리아니 시장은 공인으로는 드물게 언론에서 그려진 자신의 이미지, 즉 성격이 그리 원만하지 않은 액션 배우 같은 이미지를 지금까지는 그냥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의 보좌관들은 지난 몇 달간 새로운 루디(루돌프의 애칭)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들과 함께 골프를 치고, 바보 같은 선글라스를 쓰는가 하면, 심지어 미소를 짓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줄이아니가 마치 아버지처럼 한 시청직원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모습도 목격되었다. 게다가 그는 벌써 몇 주째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맹렬한 공격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사려 깊고 장난기 많은 새 루디는 옛날 루디가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힐러리 로덤 클린턴을 상대로 싸우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줄리아니는 과거 자신이 보여줬던 격렬한 언행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1994년에 공화당의 조지 파타키가 뉴욕 주지사 선거에서 당시 현직 주지사인 민주당의 마리오 쿠오모를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을 때 줄리아니는 자신이 공화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파타키가 승리한다면 윤리가 쓰레기통에 처넣어질 것”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선거 결과는 파타키의 승리였다.

이제 줄리아니가 선거를 앞둔 입장에서 파타키는 줄리아니가 상원의원 후보로 지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느냐는 친구의 질문에 “그럴 수는 없지만 그가 이기는 것을 막을 수는 있다”고 대답하는 상황이 됐다. 필자가 줄리아니에게옛날에파타키에게 그런 말을했던 것을후회하지 않느냐고 묻자그는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그때 나의 솔직한 생각이었습니다. 뚜껑을 열고 보니 파타키가 생각보다 좋은 주지사였느냐고요? 그건 물론입니다.”

줄리아니의 거친 이미지는 뉴욕의 유권자들에게도 문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이 줄리아니와 힐러리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줄리아니의 경우 액션 배우 같은 사람이 상원의원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부정적인 견해의 이유이다

새 루디는 이처럼 자신의 성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전략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는 옛 루디에게 쉽게 “안녕”하고 떠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줄리아니를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라고 부르며 비난하던 사람들조차 그가 뉴욕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줄리아니는 한때 성직에 몸을 담을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힐러리처럼 그도 종교적 열정을 정치적인 십자군 운동으로 변화시켰다. 줄리아니와 힐러리는 모두 정치를 선과 악, 신뢰와 배신이 대결하는 무대로 본다. 두 사람 모두 남들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은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유머가 없고 양보를 모르는 사람으로 대중에 인식되고 있다.

줄리아니는 거짓된 세상에서 정치가에게 반드시 이롭다고만은 할 수 없는 정직성에 집착한다. 그는 “나는 사람들에게 솔직한 인물이 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내가 직설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유용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몇 주 전 그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1995년에 경찰에 의해 살해된 한 젊은이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줄리아니가 경찰의 잔인한 행위를 묵과했다며 비난한 적이 있었다. 줄리아니는 이에 대해 부모가 아이에게 무관심했기 때문에 결국 아이가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면서 그 어머니의 말을 반박했다. 이 일은 절대적인 정직성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많은 예 중의 하나였다.

줄리아니의 절친한 친구이며 그가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격려했다는 엘리엇 루커는 줄리아니를 돈키호테, 배트맨, 예수 그리스도로 비유했다. 예수는 좀 지나친 비유인지 몰라도, 잠도 자지 않고 악의 힘으로부터 도시를 해방시키려고 애쓰는 배트맨은 줄리아니에게 상당히 잘 어울린다. 사실 줄리아니는 위기의 순간에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다. 지난 달 지나친 더위로 인해 맨해튼 북부에 정전사태가 발생했을 때, 줄리아니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돌아가는 시청을 떠나 현장에서 상황수습을 지휘함으로써 보통사람들에 대한 헌신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영웅적인 것을 좋아하는 줄리아니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미덕은 충성심 신뢰 헌신 희생이다.

줄리아니는 아직 상원 출마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뉴욕 시장이라는 자신의 직무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느라 선거운동을 뒷전으로 밀어놓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의 선거운동 단체인 솔루션즈 아메리카에는 4명의 정식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3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는데, 그가 힐러리만큼 선거자금을 모금할 수 있으리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힐러리는 선거에 2500만 달러를 쓰겠다고 밝혔다.

뉴욕주의 유권자 분포만 보면 힐러리가 훨씬 유리하다.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1.5배 가량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줄리아니는 민주당 지지자의 비율이 압도적인 뉴욕시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음을 이미 보여준 바 있다. “힐러리가 공화당 지지자의 표를 얻을 가능성보다 내가 민주당 지지자의 표를 얻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줄리아니의 말은 분명히 옳다.

그러나 줄리아니가 힐러리와 대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화당의 후보 지명을 받아야 한다. 현재 공화당에서 뉴욕 주 상원의원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는 사람은 피터 킹 하원의원과 릭 라지오 하원의원인데 특히 라지오는 이미 300만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금했으며 파타키 주지사 등 줄리아니 반대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는 줄리아니가 라지오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home/19990801

mag―giuliani―profil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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