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정민태 『20승이 저기다마는…』

  • 입력 1999년 7월 29일 18시 38분


“기록이 뭔지….”

현대 에이스 정민태(29)는 요즘 피곤하기만하다.

기록에 한발씩 다가설수록 더욱 그렇다.

28일 현재 16승(3패1세).‘꿈의 20승’이 가까워졌다. 남은 8,9차례의 선발등판에서 ‘반타작’만 하더라도 무난히 20승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수치상으론 가능성이 무척 높은 편이다. 더구나 6월9일 수원 해태전 이후 9연승을 달리고 있어 한껏 탄력을 받은 상태.

하지만 몸 컨디션은 50%도 채 되질 않는다.

28일 마산 롯데전. 선발로 나선 정민태는 경기전부터 몸이 찌뿌드드했다. 고질인 ‘가래톳 통증’이 다시 시작됐기 때문.

현대 김시진투수코치는 “상태가 나빠지면 언제라도 얘기하라”고 지시했지만 정민태는 계속 마운드에서 공을 뿌렸다.

3―1로 앞선 6회. 다리쪽에 이어 이번엔 갑자기 오른쪽 갈비뼈쪽에서 통증이 왔다.

간신히 이닝을 마치고 곧장 병원행. 인근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는 가벼운 근육경색이었다. 피곤함이 겹치면 가끔 생기는 증상으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게 담당의사의 말.

정민태는 전반기 내내 바쁜 일정을 보냈다. 투구이닝은 164와 3분의 1이닝으로 8개구단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이 던졌고 올스타전까지 출전하는 바람에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더구나 20승 기록에 대한 욕심때문에 지거나 동점 상황에서도 계속 공을 뿌렸다. 이제 그 ‘후유증’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95년 LG 이상훈(현 주니치 드래건스)과 97년 쌍방울 김현욱(현 삼성)도 20승을 채운 뒤 이듬해 후유증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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