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差益 실현」나섰나…주식 석달째 매도 공세

입력 1999-07-14 18:36수정 2009-09-2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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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빅5(블루칩)종목을 무더기로 내다 팔면서 주가가 연일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은 지난달 649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14일까지 580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팔자’공세를 펼쳐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14일 주식시장에선 개장초 한때 9포인트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이후 하락폭이 커지면서 결국 전날 종가보다 33.83포인트 폭락한 953.67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이날도 1033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여기에다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 중남미의 경제위기가 재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 매도공세〓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5,6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6일 이후 8일째 매도공세.

이는 외국인들이 지난해 8월 59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이후 8개월째 한국물에 대해 ‘사자’주문을 내던 매매패턴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이들의 순매도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어서 투신사들의 ‘기록적인’ 주식 순매수 열풍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지수영향력이 높은 빅5종목 중심으로 내다 팔면서 지수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또 코스닥에서도 ‘팔자’로 일관, 올들어 지난달까지 14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코스닥에서의 순매도 규모는 1063억원어치에 달했다.

▽외국인 ‘팔자’공세의 배경〓증권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를 ‘본격적인 시세차익 실현’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들은 빅5종목 등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를 한 결과 올들어 달러기준으로 투자원금의 3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봤으며 여기에다 환차익도 덤으로 챙겨 상당한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증권계는 분석한다.

여기에다 올들어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물량이 갑자기 증가한 점도 외국인 매도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작년에는 거의 없었던 해외DR 발행이 올 상반기에만 3조4000억원, 연말까지 1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가격은 13일 현재 주당 15만6천원인데 비해 뉴욕증시의 DR가격은 15만1000원, 한전은 국내가격이 4만7000원대인데 비해 DR가격은 4만4400원으로 가격갭이 크게 좁혀진 상태.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감안하면 구태여 한국에서 주식을 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

▽향후 외국인 동향〓현대투신운용 장인환(張寅煥)펀드매니저는 “올초 한국물에 투자한 헤지펀드(투기성 펀드)들이 순매도 공세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연기금 등 장기투자펀드들이 속속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외국인들간에도 ‘손바뀜’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펀드매니저는 “한국의 경제상황이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 한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LG증권 국제영업팀 관계자도 “건설주와 중소형 우량주는 오히려 외국인 매수가 늘고 있다”며 “최근의 매도공세는 이익실현과 함께 한국투자비중과 종목을 재편하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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