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시각장애인 위한 「컴퓨터再活」캠프

  • 입력 1999년 7월 11일 18시 01분


시각장애인들에게 컴퓨터 다루는 법을 가르치는 여름 캠프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퍼킨스 시각장애인학교의 메리 베스 카루소 감독관은 최근 많은 시각장애인학교가 이같은 여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미국 전역에 걸쳐 시각장애아를 위한 컴퓨터 관련 여름 코스가 20∼25개쯤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같은 여름 캠프에서 오로지 컴퓨터 다루는 법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이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은 수영도 하고 산책도 하며 모닥불을 피워놓고 음식을 구워먹기도 한다. 또 컴퓨터뿐만 아니라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른 것들도 배운다.

예를 들어 퍼킨스 시각장애인학교가 고등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컴퓨터 트레이닝은 물론 다른 사람들과 협동해서 일하는 법, 이력서쓰기 등 직업 구하는 요령 등을 가르치고 있다.

웨스턴 미시간대의 컴퓨터 캠프를 이끌고 있는 라일라 캐빌은 “우리는 아이들에게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법을 가르친다. 우리가 컴퓨터에 중점을 두는 것은 컴퓨터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컴퓨터는 특히 직업을 구하려는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수적이다. 뉴욕의 미국 시각장애인 재단의 코니 커시너에 따르면 현재 직업을 갖고 있는 시각장애인 중 90%가 컴퓨터를 작업에 이용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업쇼연구소의 캐롤 잭슨은 이 때문에 일반 공립 학교의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컴퓨터를 배울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컴퓨터 관련 여름 캠프가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잭슨에 따르면 일반 학교의 컴퓨터 연습실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문서 내용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음성 합성기 등의 장비가 없거나, 장비가 갖춰져 있어도 교사들이 장비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업쇼연구소는 현재 웨스턴 미시간대의 컴퓨터 캠프를 후원하고 있는데, 올해로 세번째 열린 이 캠프에는 심각한 시각 장애를 겪고 있는 12∼17세의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이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1주일 동안 매일 오전에 3시간씩 마우스 대신 키보드를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법과 컴퓨터 스크린의 문서 내용을 소리내어 읽어주고 커서의 위치 등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배운다. 그리고 배운 것을 이용해서 전자우편을 주고받고 대화방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인터넷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이 캠프의 참가자 중 하나인 드마커스 윌리엄스(17)는 전자우편에서 이렇게 썼다. “가장 어려운 것은 프로그램 사용에 필요한 단축키를 외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해냈고 내년에도 다시 여기에 오고 싶다.”

또 다른 참가자인 켈리 스트루더(13)도 웹사이트를 찾기 위해 필요한 명령어를 기억하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사이트와 자신에게 가능한 직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미용기술 관련 사이트를 찾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컴퓨터 사용법 외에도 병따개 사용법, 간단한 음식 만드는 법, 침대 정리하는 법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일들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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