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9년 6월 21일 19시 3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최근 들어 비슷한 외양의 차가 부쩍 눈에 띈다. 자동차메이커들이 자사 차종에 모두 같은 개념의 디자인을 적용시키는 방식으로 이미지 통합에 나서고 있기 때문. 불과 2,3년전만 해도 국내 메이커들이 내놓는 신차가 ‘천차만별’일 정도로 다른 스타일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자동차는 EF쏘나타에서부터 시작한 ‘동굴모양’ 리어램프를 변형시켜 그랜저XG, 에쿠스, 베르나 등 모든 신차에 적용했다. 전체 외관도 모두 각진 스타일을 채용, 비슷한 느낌을 살렸다.
대우자동차의 이미지통합 작업은 좀더 적극적이다. 대우는 97년 라노스를 시작으로 국내업체 중 처음으로 주력 차종의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단일화했다. ‘패밀리 룩’이라는 구호 아래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 기존 대우차는 물론 쌍용에서 생산하던 체어맨 무쏘에도 단일 디자인을 적용했다. 대우는 후속 차종에도 ‘세 조각’ 형태의 그릴을 포함, 비슷한 앞모습을 채용할 계획.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의 디자인 기술이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해외업체에 디자인을 의존하다보니 저마다 다른 디자인의 차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
또 한편으로는 ‘명차 이미지’ 만들기의 일환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국내 업체들이 벤츠, BMW 등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업체들일수록 오랫동안 일관된 디자인을 유지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국내에선 신차가 나오면 이전 디자인의 차들은 곧바로 ‘중고’이미지로 전락하는데 비해 이들 업체의 중고차들은 디자인의 변화가 크게 없어 오히려 ‘고풍스러운’ 멋이 느껴진다”고 분석한다.
이같은 이미지 통합과 관련해 이계안(李啓安)현대차사장은 “벤츠하면 생각나는 디자인이 있는 것처럼 현대차도 이제는 고유한 디자인 모델을 정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