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병규 달라졌네…안타1위-홈런3위등 성적

  • 입력 1999년 5월 19일 19시 39분


14일 LG와 해태의 광주 3차전 직전 LG타자들의 최종연습인 풀배팅시간.

이병규(25)는 정삼흠 투수코치가 던져 준 10개의 볼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이병규(0.366)와 함께 LG 타격을 이끄는 김재현(0.307)의 입에서도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라운드의 적토마’이병규가 올시즌 몰라보게 달라졌다.

18일 현재 이병규는 최다안타 공동1위(52개)홈런 공동3위(11개) 장타율 2위(0.683) 도루 3위(13개) 등 뛰어난 성적표를 작성하고 있다.

LG가 최근 10경기에서 7할의 승률을 보이며 매직리그 1위를 고수하는 것도 이병규의 활약에 따른 것.

지난시즌 3번과 5번 등 중심타선에 있던 이병규는 올시즌 7경기째인 4월 11일부터 1번타자로 나오고 있다.

천보성감독의 머릿속에 그려진 이병규의 타순은 5번이나 7번. 그러나 5년동안 붙박이로 1번을 맡았던 ‘꾀돌이’유지현이 부상으로 출장이 어렵자 천감독은 궁여지책으로 이병규를 1번에 세웠고 이 승부수는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1번타자 능력의 바로미터인 출루율에서 이병규는 7위(0.432)로 약간 미흡하지만 유지현의 공백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기대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기 때문.

특히 지난해 1백24경기에서 도루 11개를 기록했던 이병규는 올시즌 35경기에서 이미 13개의 도루를 시도, 100%를 성공시켰다.

“요즈음 잘나가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싱겁게 웃으며 “그냥 잘맞네요”라고 대답하는 이병규.

하지만 원인없는 결과란 있을 수 없다.

그는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렸다. 목표는 상체 근력 강화. 1백30㎏짜리를 들던 벤치프레스를 1백70㎏으로 무려 40㎏을 올렸다. 웬만한 거한이 사용하는 무게가 1백50㎏. 여기에 운동을 하며 체중도 지난해보다 4㎏늘린 88㎏.

“지난해에 비해 파워가 30%는 늘어났어요” 이창호 트레이너의 귀띔이다.

지난달 7일 하위타선인 7번에 처음 배정받자마자 한경기 홈런 3방을 터뜨리며 이를 악물었던 이병규. 그는 승부정신과 피나는 노력으로 새로운 ‘1번타자 스타’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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