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박석주/해양산업에 집중 투자할 때

  • 입력 1999년 5월 17일 20시 12분


해양산업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은 막혀 사실 섬나라와 다를 바 없다. 60년대와 70년대 경제가 어려웠을 때 한국 선원이 벌어들인 엄청난 외화는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연간 1백억달러 수출을 할 때 선원들이 해외에서 4억∼5억달러의 임금 수입을 올렸다. 직접 투자없이 벌어들인 외화이기에 적게 잡아도 상품수출 효과의 20배는 되고도 남는다. 더 중요한 것은 국적 상선대의 국방에 대한 기여도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상선대를 제4군으로 보호 육성한다.

조선산업이 90년대 한국 경제에 미친 효과 또한 엄청나다. 다른 선진국가와 선두를 다투는 유일한 산업이 조선산업이고 이같은 경쟁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이제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자원이 고갈될 것은 불문가지이다. 이런 때 눈을 돌려야 할 곳은 바다이다. 국가가 지금부터라도 고급 인력을 양성해 장래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해양산업이 지금 당장 비효율적 비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미 한일 어업협정에서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지 않은가.

해양산업은 기본적으로 조선 건축 토목 기계 재료 등 기본 기술 학문은 물론 전기 전자 제어 등 최첨단 기술 학문까지 총망라한 종합 산업이다. 여기에 인류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는 바다의 환경을 보존하는 문제는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하드웨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외교적 법적 경제적 분야인 소프트웨어의 뒷받침이다. 해양분쟁에 대한 전문가나 해운에 대한 전문가의 양성은 필수 불가결하다.

일찍이 바다를 지배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다. 스페인이 전혀 가망이 없어 보이는 콜럼버스에 투자했듯이 한국도 과감히 바다에 투자해야 할 때이다. 또한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양에 대한 교육기관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해양산업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박석주<한국해양대교수·조선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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