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ational]뉴욕경찰「인종-문화교육」실시

  • 입력 1999년 5월 10일 12시 17분


뉴욕 경찰국이 문화적 인종적 간격을 좁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신입경찰관들에게 인종 또는 민족적 편견을 바로잡기 위한 1일 훈련 프로그램을 지난주 시작했다.

‘뉴욕에 대해 알아보기―뉴욕 시의 언어, 문화 및 경찰 업무’라는 제목의 이 훈련 프로그램에는 각 소수 민족 그룹이 사용하는 표현들을 4개 국어(스페인어 아이티크리올어 중국어 러시아어)로 수록해놓은 지침서와 비디오테이프가 포함되어 있다. 지침서는 뉴욕 시립 대학의 각 언어학과 교수들이 소수 민족 사람들과 경찰관들의 도움을 받아 준비한 것이고 비디오 테이프는 인종적 편견을 나타내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한 경찰관을 그린 것이다. 이 경찰관 역은 지침서 저자 중 한 사람이 맡았으며 뉴욕 시립 대학 교수인 그레그 도널드슨이 연기했다.

이 프로그램은 2월 무장하지 않은 흑인 소년 아마두 디알로가 경찰관들의 총에 맞아 죽은 이후 들끓었던 항의 시위와 인종차별 비난에 대처하기 위한 경찰국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따라서 지침서의 내용은 경찰관들이 뉴욕시에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흑인들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는 흑인들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 10가지와 흑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은어가 수록되어 있다. 흑인들 사이에서 ‘BMW’는 ‘일하는 흑인남자(Black Man Working)’를 뜻하고 ‘죽은 대통령들’은 지폐를 가리킨다.

이 지침서는 또한 경찰관들이 오해로 인해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상대방의 태도 중 오해하면 안되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국 사람들에 대한 설명을 예로 들면 “중국 사람들은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눈을 마주치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어려서부터 교육받는다. 중국 사람들이 눈을 피하는 것을 이상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나와 있다.

이밖에도 이 지침서에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대하는 경찰관들의 여러가지 태도가 예시되어 있고 이를 통해 신입 경찰관들이 이들의 성향을 파악해보도록 하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나와 있는 한 예에서 인종적 편견에 대해 아무런 의식이 없는 룰리 경찰관은 영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을 만났을 때 통역을 부르라는 파트너의 충고를 무시하고 이런 말을 늘어놓는다.

“그 러시아 미치광이들은 또 어땠는데?… 한 놈이 파이프를 집어들고 수다스러운 입을 놀려댔어. 그 친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내가 못알아들은 게 다행이지.”

이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관들은 훈련 시작 첫째날 맨해튼의 경찰학교 강의실 몇 군데를 돌며 강의를 했다. 그레그 도널드슨은 인종적 편견을 바로잡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일은 각 경찰서에 은연중 퍼져 있는 인종적 편협성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한 강의에서 교관들은 14명의 신입 경찰관들에게 프로그램의 일부인 비디오 테이프를 보여주었다. 이 테이프에 등장하는 인종 차별주의자 경찰은 “난 유엔 대표가 되려고 경찰관이 된 것이 아니다”면서 “내 구역에는 오랑우탄만 빼고 무엇이든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이 테이프를 보고난 뒤 대부분이 백인인 신입 경찰관들은 테이프에 등장하는 경찰관의 태도에 대해 토론을 했다. 한 신입 경찰관은 “그는 자기 방식대로 굳어져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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