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부천 조성환 『개인상 보여요』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05분


종반에 접어든 99대한화재컵 프로축구에서 어시스트부문 1위(4개)를 달리고 있는 부천 SK 조성환(29).

그는 남들이 ‘반짝 스타’라 해도 개의치 않는다. 볼을 찬 16년간 상이란 상은 모두 비껴갔는데 이제야 자신의 이름을 알릴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으니 뿌듯하기만 하다.

그동안 그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볼 것 없었다. 93년 프로데뷔후 2년간의 공익근무생활을 빼고 지난해까지 4년간 90경기에서 1골 6어시스트.

때문에 올시즌 6경기에서 벌써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한 것에는 자신도 깜짝 놀란다.

1m71, 67㎏으로 수비수로는 체격이 작아 몸싸움에서 늘 밀리던 그는 결국 ‘악바리’라는 말을 들을 만큼 그라운드에서 남보다 두세배는 더 뛰어야 했다.

그의 근성을 잘 알 수 있는 일화 한토막.

아주대 4학년이던 92년에 열린 한국올림픽대표팀과의 비공식평가전. 그는 대표선수 5명을 차례로 그라운드에 나뒹굴게 했다. 당시 대표팀 김삼락감독은 그를 ‘깡패’라고 불렀고 선수들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무서운 선수’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그는 “돌파당하면 바로 골로 연결되니까 수비수로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게 그의 해명.

조성환은 지난해 힘든 나날을 보냈다. 부상은 없었지만 오른쪽 윙백으로 포지션이 같은 선배 김경범이 천안 일화에서 옮겨오는 바람에 베스트멤버에서 빠지거나 경기에 나가도 부담감에 헛발질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올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조윤환 감독이 자신을 믿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까지는 팀 포메이션이 수비에 치중하는 것이었으나 올해는 공격 축구로 바뀌면서 그의 공격가담도 잦아졌다.

그는 “전보다 공격가담이 많아지면서 센터링 기회가 늘어난 것이 어시스트를 많이 기록하는 이유 아니겠느냐”면서도 “무엇보다 공격수들이 마무리를 잘 해준 덕분”이라고 겸손해 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