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윤자하/교권 바로세우기 학부모역할 크다

  • 입력 1999년 4월 14일 19시 50분


교직사회가 요즘처럼 크게 흔들린 시기는 일찍이 없었을 것이다.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도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지경이다.

지금 교사들은 명예퇴직을 생각해야 할 노년층이나 앞길이 창창한 젊은층이나 자신의 직업에 대해 심각한 고뇌에 빠져 있다. 교사들이 그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하고 교직의 권위와 존엄이 훼손되는 작금의 사태는 우리 교육에 심각한 병증(病症)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뜻에서 최근 동아일보가 연재한 ‘위기의 교육현장’ 시리즈는 시의적절했고 일선 교사들에게 적지않은 위로와 격려를 주었다고 본다.

교권의 붕괴는 최근에 갑자기 일어난 현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문제점이 그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봐야 한다. 수많은 교사들이 일거에 퇴출당하고 지혜와 경륜을 쌓은 노교사가 존경과 예우 대신 학부모들에게 무력하게 대접받는 교육풍토에서는 교권이 되살아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무력한 교사에게 교권은 있을 수 없다.

교직사회의 구조조정이 아무리 시급하더라도 다른 직종과는 달리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교사들이 자존심을 상하지 않고 명예롭게 동의하는 수준이라야 한다.

학부모들이 먼저 교직에 대한 존엄성을 인정하고 실천해야만 교권이 바로설 수 있다. 학부모들도 교사들을 대할 때 예의와 존경을 표시해 학생들로 하여금 교사의 권위를 실감토록 수범을 보여야 한다.

뭐니뭐니해도 교권의 부활은 가정에서 시작돼야 한다. 학생들 앞에서 교사를 말할 때 부모들은 예절을 갖춰야 한다. 부모들의 말한마디에서 배어나오는 교사에 대한 존경이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높일 수 있다. 교사가 당당한 모습으로 학생들 앞에 설 수 있어야 학생들을 바르고 단단하게 가르칠 수 있다.

윤자하(서울교총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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