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시각 장애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씨

  • 입력 1999년 4월 4일 19시 38분


“장애인 연주가 보다는 훌륭한 연주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고도약시 상태의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가 5일 오후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독일 베를린 아이슬러 국립음대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김종훈(金鍾勳·31)씨.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그는 생후 8개월만에 찾아온 백내장과 녹내장으로 다섯번의 수술을 받은 끝에 대부분의 시력을 잃었다.

“어머니께서 악보를 열배 크기로 일일이 확대해 그려주셨죠. 그것마저 잘 보이지 않아 모두 암기한 뒤에야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86년 부산콩쿠르에 1등으로 입상, 특차로 한양대에 입학했고 졸업후 독일 데트몰트 음대에 유학했다. 지난해에는 문화계 신인에게 주는 독일 악셀 슈프링거상 음악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장애인의 손발이 되어주는 것도 좋지만 장애인이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독주회는 대구에 본부를 둔 장애인 음악가 후원단체 ‘한국장애인 소리예술단’이 김씨를 초청, 마련됐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등 연주. 053―651―3311∼2(한국장애인 소리예술단)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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