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기아『우승만은 양보못해』

  • 입력 1999년 3월 30일 19시 31분


『무조건 우승이다. 안되면 되게 하라.』

98∼99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에 오른 현대다이냇과 기아엔터프라이즈.

‘한지붕 두가족’이 된 양 진영의 요즘 표정은 비장하다.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같은 목표 하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

현대는 나래블루버드와 기아는 삼성썬더스와 5전3선승제의 4강전을 치러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따내는게 급선무.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우승을 이루지 못하면 ‘큰일 날’ 상황이다.

이처럼 양팀이 우승 비상에 걸린 것은 이번 시즌 우승 여부가 그룹의 판도와 묘한 관계가 있기 때문.

현대그룹의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아팀의 실질적 구단주는 정몽구회장. 현대팀의 구단주는 정몽헌회장.

양 회장은 현대그룹의 공동 회장이자 형제간으로 다른 분야에서는 서로 협력 관계를 이루고 있지만 농구에서만은 예외다.

정몽구회장은 기아자동차가 현대그룹으로 들어온 뒤 농구에 전폭적인 관심을 쏟고 있으며 정몽헌회장은 현대의 서울 경기 때는 출장이 없는 한 사장단과 함께 경기장을 찾는 열성파.

특히 이들 두 회장의 부친인 정주영 명예회장은 현대와 기아의 전 경기를 비디오로 녹화해 볼 정도의 ‘농구광’으로 누가 우승할지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이니 구단 관계자는 물론 선수들도 “우승은 우리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