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충식/「쥐 아기」와 인간의 미래

입력 1999-03-19 19:22수정 2009-09-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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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한 산부인과 의사에 의해 ‘쥐 아기’가 태어났다. 쥐의 정소(精巢)를 이용해 불임남성의 미성숙 정자를 배양하는 방식이다. 벌써부터 “하필이면 쥐냐”는 반응도 있고 “진짜 서(鼠)생원의 탄생”이라는 농담도 있다. 동물의 정소 이용으로 인간의 질병체계에 앙화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똑같은 양(羊)을 복제해낸것이 97년이다. 6년생 어미양의 유전자를 채취, 성체(成體)의 유아판을 탄생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과거의 배아 세포 복제에 의한 쌍둥이 탄생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른 개체(양)는 자신과 똑같은 어린 개체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 또 어린 개체는 미래의 자기 모습을 살펴볼 수 있게 된것이다.

▽그래서 인간 복제 논란이 일었다. 존경할 만한 멋진 사람을 여러 명 복제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반대로 최악의 테러리스트를 그렇게 재현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다 사람들은 유전자 조작에 두려움을 느꼈다. 생명의 신비에 대한 도전이라거나 재앙을 부르는 위태로운 과학놀음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종교계의 비판도 거셌다.

▽지난주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경악할 만한 예언을 내놓았다. 한 학술행사에서 “유전자가 변형된 새로운 인류가 나오고 말것”이며 “몇세기 뒤의 인간은 지금과 다른 외모가 될것”이라고 단언했다. 좋건 싫건 그러한 인간 ‘개조 개선’놀음은 말릴 수 없다는 진단이다. 천재의 통찰력인 만큼 그럴싸해 보인다. 과연 누가 그 맹렬한 생물공학 비즈니스와 과학자 의사들의 ‘장난기’를 제어할 수 있을까. 결국은 유전자를 흔드는 사람들의 정신과 윤리의 문제로 귀착된다. 그들이 사람다움의 가치를 존중하느냐 장난기에 빠지느냐에 인류의 미래가 걸린 셈이다.

〈김충식 논설위원〉sear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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