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날쌘돌이」서정원 『20일 귀국신고』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04분


‘스물여덟의 좌절과 스물아홉의 새 도전.’

20일 오후 3시 수원에서 벌어질 프로축구 수원 삼성과 안양 LG의 99티켓링크 슈퍼컵. 이 무대를 가슴 설레며 기다리는 ‘우리의 스타’가 있다. 1년4개월만의 컴백쇼를 펼칠 ‘총알탄 사나이’ 서정원(29·수원 삼성).

팬의 기대가 여전히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다소 불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어떻게하면 팬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

희비가 엇갈린 유럽무대. 하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이제 보다 나은 모습으로 팬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오래 뛰었으면 했고 그럴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제 의지와 관계없이 꿈을 접게 돼 아쉬웠지만 고국에 돌아오니 너무 좋네요.”

눈을 감고 스물여덟의 꿈과 좌절이 뒤엉킨 지난 1년여의 유럽생활을 회상해 본다. 지난해 1월 리옹과의 프랑스리그 공식 데뷔전에서의 첫 골에 이어 보르도전에서의 연속골. ‘세오 열풍’이 불었고 출발은 순조로웠다.

그러나 8월 르로이 단장과 만코프스키 감독이 새로 부임하며 많은 것이 흐트러졌다. 자신과 발을 맞췄던 10여명이 한꺼번에 쫓겨났고 자신도 위태로웠다.

“감정섞인 선수관리를 보며 제가 먼저 트레이드를 요청했어요. 유럽의 다른 몇 팀에서 제의도 있었구요. 이들은 막무가내로 거부했고 출전 기회도 안 주었어요.”

14게임에서 5골 1어시스트.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는 “지난 1년간 축구 이외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스물아홉의 희망’을 얘기한다.

그는 왜 친정팀 안양 LG가 아닌 삼성을 새 둥지로 택했을까. “LG가 지금의 저를 만들어줬는데 미안하죠. 하지만 이제는 ‘평생직장’이 없잖아요. 삼성이 예전부터 추구한 공격적 축구가 저의 빠른 스피드에 가장 잘 맞아 선택했어요.”

그는 연봉 2억원에 ‘+α’까지 약속받아 국내 최고액 연봉선수가 됐다. 그렇다고 돈만 많이 받는 선수는 아니다. 이제는 생각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 그는 한골당 50만원을 결식아동 돕기에 내놓기로 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서정원 프로필

생년월일〓70년 12월17일

체격〓1m72, 67㎏

1백m주파〓11초6

혈액형〓AB

소속팀〓거제고→고려대→안양LG→상무→스트라스부르→수원삼성

A매치 기록〓74경기 16득점

연봉〓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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