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최고 리베로」현대 이호 착잡

  • 입력 1999년 2월 19일 18시 59분


온몸이 멍투성이다. 시속 1백20㎞를 넘는 강타를 얼굴에 얻어맞고 코피를 흘린 것도 여러차례였고 정신을 잃고 쓰러진 적도 있었다.

남자배구 ‘최고의 리베로’ 이호(26·현대자동차).

그는 요즘 몸과 마음이 너무 괴롭다. 최선을 다해 코트에 몸을 던졌지만 팀성적이 너무 초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배구선수권대회에서의 뛰어난 활약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99배구슈퍼리그에서도 이런 명성을 그대로 입증했다.

2차대회까지 공격리시브에서 총 66개의 퍼펙트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지켰고 서브리시브에서도 3백36개의 퍼펙트로 3위.

이같은 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는 3차대회에서 19일 현재 1승3패를 기록, 7년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될 위기를 맞고 있다.

김세진 신진식 박희상 등 상대팀 거포들이 힘껏 내리꽂는 강타를 척척 걷어올려도 공격진에서 제대로 연결을 못시키니 답답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때로는 자신이 직접 공격수로 나서 볼을 때려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실업 3년차인 그는 명지대 재학시절 알아주는 레프트 공격수였지만 1m80의 작은 신장 때문에 현대에 입단한 뒤 전문 수비수인 리베로로 전향했다.

4월 상무에 입대하는 이호는 “일단 남은 두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챔피언결정전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겠다”며 “상무에 들어가서는 공격수로도 활약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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