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홍영기 前국회부의장

  • 입력 1999년 2월 11일 19시 26분


홍영기(洪英基)전국회부의장이 11일 오전 1시15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1세.

전북 순창에서 태어나 일본 도호쿠(東北)대 법학부를 졸업한 고인은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 올곧은 삶을 살아왔다.

일제하이던 43년 항일운동 서클을 조직했다가 발각돼 3년간 투옥됐고 해방이후 독재정권에 맞서 줄곧 민주화투쟁에 동참했다. 그는 50년 육군본부 법무감실 법무차감때 김구(金九)선생 암살범 안두희(安斗熙)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으로 유명하다.

5,6공때는 훈장상신을 받았으나 “군사정권으로부터 훈장을 받을 수 없다”고 거부했다. 95년 몸담고 있던 민주당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계복귀로 분당(分黨)될때는 “명분이 없다”며 김대통령을 따라가지 않았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60년 5대때 순창에서 민의원(민주당)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뒤 6대때는 서울 서대문(민중당), 8대때는 서울 성동(신민당)에서 당선됐다. 이어 13대때 임실―순창(평민당)에서 당선돼 원내에 다시 진입한뒤 14대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고인은 생전에 항상 양복 상의에 손수건을 꽂고 흰색 승용차를 고집했던 ‘멋쟁이’였다. 유족은 부인 백수임(白秀任·82)씨와 2남3녀. 장례식은 13일 오전 8시 삼성서울병원, 장지는 대전 국립묘지. 02―3410―0916, 0947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