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향기]강수철「겨울산·나무」

  • 입력 1999년 1월 31일 20시 25분


산비탈 발가벗고 서있는 나무들의 무덤

땅 속 뿌리마저 메말라 죽어있을 겨울은

메마름의 갈증마저 모르는

나무들의 침묵이다

차라리 삭풍이라도 불어

나뭇가지라도 울렸으면 좋았을 겨울

―사그락―

나뭇가지끝에서시간을놓친 몇 잎

낙엽의 ―오소소― 떨림이 외롭다

마을이 그리운 나무들은

산비탈 아래로 몸을 기대고

가지 끝에 매달린 낙엽은

―바스락―

그래도 가슴이 따뜻한 인간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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