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배순훈前장관]『학계로 돌아가고 싶다』

  • 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24분


배순훈(裵洵勳)전정보통신부장관은 21일 “빅딜에 대해서는 반대한 것이 아니라 잘 진행됐으면 하는 뜻에서 한 얘기”라며 “짧은 재임기간중 많은 일을 했지만 아쉬움도 많다”고 말했다. 배장관은 이날 마음이 정리된듯 밝은 안색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16일 전경련에서 행한 빅딜에 관한 발언은 소신인가.

“그날 발언에 대해서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빅딜은 잘 된 거라고 했고 반대한 것은 아니다. (빅딜이) 잘 진행됐으면 하는 차원에서 한 얘기다. 강연요지는 정보화시대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가 주제였다. 세계적으로 대외신인도가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에게 어떻게 해명했나.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앞으로 계획은….

“학계로 돌아가 강의나 연구를 했으면 한다. 학교도 행정은 싫다. 전공을 살려 벤처비즈니스할 욕심도 있다. 나는 원래 엔지니어다.”

―다시 정치권이나 공직으로 부르면 오겠는가.

“공직이 생각보다 어렵더라. 공직사회는 기업과 달리 여러 조직이 연계돼 있어 서로 다른 입장을 조정해야 하는데 개인기업은 독립적이어서 사장이 책임지면 된다. 공무원사회에 대해 밖에서는 관료적이라고 비판했지만 안에 들어와 보니까 이해하게 됐다. 담당의사가 나는 심리학적으로 그런 일을 못할 성격이라고 하더라. 공직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배장관이 경질되던 18일 그의 아들 정목씨(29)는 MIT 전자공학 박사논문이 통과돼 부자가 26년 간격을 두고 경기고 서울대공대 MIT박사까지 똑같은 길을 밟아 희비가 엇갈렸다.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던 배장관은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정통부로 들어서던 남궁석(南宮晳)신임장관과 우연히 조우, “축하한다” “잘 부탁한다”며 인사를 나누기도.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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