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양경민 『나래펴고 날자꾸나』

  • 입력 1998년 12월 3일 19시 11분


98∼99프로농구 나래블루버드와 LG세이커스의 경기가 벌어진 2일 원주. 나래 선수들은 오전연습을 마치고 숙소까지 구단버스를 타고 갔지만 양경민(26·1m93)은 버스에 오르지 않았다.

대신 그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차로 15분 거리인 숙소까지 뛰었다.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 지난달 29일 낮경기를 앞두고도 양경민은 숙소까지 달렸다.

최명룡감독과 이재호코치는 이같은 양경민이 안쓰럽기만 하다.노력하는 만큼 실전에서 제 몫을 해내지 못하기 때문.

9월 상무를 제대한 양경민. 나래는 삼성썬더스로부터 그를 데리고 올 때 기대가 컸다. 중앙대와 상무에서 보여준 정확한 외곽슛과 골밑 돌파, 끈질긴 수비는 일품이었기 때문. 윌리포드가 빠진 공백을 양경민이 메워준다면 골밑에서 용병 최장신 존슨이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올 시즌 처음 프로무대에 선 그는 9경기에 나와 평균 11.6득점, 3.4 리바운드의 저조한 성적. 장기이던 3점슛도 경기당 2개뿐인데다 성공률도 33%에 불과하다.

파워포워드인 그의 상대는 용병. 괴력을 갖춘 용병과 처음 맞닥뜨리다 보니 아직 얼떨떨하다. 여기에 허재의 외곽슛이 부진해 주포의 역할을 떠맡다 보니 엎친데 덮친 격으로 상대의 수비까지 집중됐다.

최명룡감독은 “이제 겨우 9팀과 한차례씩 경기했을 뿐이다. 양경민이 경기를 통해 경험부족만 보완하면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팀 주장 허재도 경기가 끝나면 용산중고교와 중앙대 후배인 양경민을 앉혀놓고 경기를 읽는 법을 전수해주기에 바쁘다. 따끔한 충고와 함께.

“아직 팀에 도움이 되지않아 죄송하지만 더욱 노력해서 승리의 주춧돌이 되겠다”는 양경민. 그가 어두운 터널을 나와 활짝 웃을 날은 언제일까.

〈전창기자〉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