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춤추고 수다떨고 「교실 카페」각광

  • 입력 1998년 11월 23일 19시 14분


서울 동작구 상도동 강남여중의 ‘열린 학습실’. 요즘 점심시간마다 ‘춤꾼’ 몇 명이 찾아와 춤을 배우느라 소란스럽다. 이들이 남성 댄스그룹 ‘신화’의 ‘천일유혼’ 뮤직비디오를 보며 춤동작을 따라하자 부러운 듯 바라보던 ‘구경꾼’들도 하나 둘 팔다리를 흔들며 가세한다.

이 방은 학생들이 이동해 와 토론수업이나 비디오 수업을 듣는 교실. 그러나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는 전혀 다른 공간이 된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경쾌한 댄스곡이 흘러 나오고 따뜻한 난로 위에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비디오도 볼 수 있는 곳으로 바뀐다. 어느 때인가 한 학생이 “카페같다”고 한 말이 퍼져 이제는 ‘교실카페’로 불린다.

2학년 김지선양. “소리치고 떠들어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고 소란스러움이 좋아 이곳을 즐겨 찾는다.”

방과 후에는 숙제를 하거나 작업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2학년 이영애양과 친구 2명은 8㎜캠코더로 ‘청소년 그들은 어디서 문화를 즐기는가’라는 주제의 10분짜리 다큐물을 찍어 이곳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이 카페의 ‘마담’은 도덕을 가르치는 백영애 교사(45). 백교사는 지난해 3월 창고로 쓰이던 이곳의 잡동사니들을 치우고 책상과 TV, 오디오 등 집기를 들여 놓아 교실 카페를 차렸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