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구자룡/스타검사의 꼿꼿한 「원칙」

  • 입력 1998년 11월 22일 19시 46분


성추문 스캔들과 관련된 빌 클린턴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11·3’ 중간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도 대통령의 탄핵에는 반대하는 분위기로 드러났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의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줄곧 클린턴을 지지해온 여론은 19일 미 하원 법사위에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증언 이후에도 62%가 탄핵에 반대했다(CNN 여론조사).

여론은 “스타검사가 ‘너무 개인적이고 사소한 문제’에 지나치게 파고들었다”며 “그만하면 됐다”는 반응이다.

중간선거 이후에도 스타검사가 ‘새로운 증거’ 찾기에 나서자 미 언론은 “고지식한 정치적 색맹”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여론도 공화당도 스타검사가 특별검사로서 수사를 소홀히 했다고 비난하지는 않는다.

스타검사는 19일 하원 증언에서 “나는 정치와는 관계없다. 나를 임명한 장관의 명에 따라 특별검사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과 집권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에도 위축되지 않고 “법을 존중하고 집행해야 하는 대통령이 수사상 드러난 증거에 의하면 최소한 6차례에 걸쳐 거짓을 말하고 국민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미 법조계 일각에서는 그를 두고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확립하려 하는 원칙주의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법을 빙자해 권력을 남용하거나 법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이른바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를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법에 의한 지배는 또 부정부패를 조장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

우리도 이제 법앞에 ‘모든’ 사람을 고개 숙이게 하는 워터게이트 수사 특별검사 레온 자와스키나 케네스 스타 같은 당당한 ‘스타’검사를 보고 싶다.

구자룡<국제부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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