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음성군 지정 「자린고비상」에 이상구씨

  • 입력 1998년 11월 19일 11시 11분


“많이 벌려고 남들 잘 때 일하면서 절약했고 사람같이 살려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을 뿐이예요.”

충북 음성군이 IMF 생활 자세를 고취하기 위해 제정한 자린고비상 제1회 대상 수상자로 이상구(李相九·60·감곡면 왕장리)씨가 뽑혔다. 그는 음성 출신 자린고비 대명사 조륵(趙勒·1649∼1714)선생처럼 돈을 ‘아껴 벌어 훈훈하게’ 썼다.

가난한 가정의 3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씨는 20세 때 제과공장을 운영해 번 돈으로 3천평 가량의 과수원을 사들였다.

그러나 한번도 일꾼을 사지 않고 직접 과수원 일을 했고 김치 한가지로 반찬을 대신했다. 40살까지는 담배와 술도 배우지 않았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경기 이천에 볼일 보러 갔다가 여관비를 아끼려고 밤을 새워 집으로 달려온 적도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나 동생들을 모두 공부시켜 결혼시키고 나자 주변에 눈을 돌려 동네 소년소녀 가장 4명과 경로당에 매년 쌀과 연탄을 보내는 등 선행에 적극 앞장서왔다.

현재 10억원 상당의 여관과 목욕탕을 소유한 이씨는 자녀들에게 “꼭 쓸데만 쓰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는 21일 표창장과 함께 받을 상금 50만원은 불우이웃을 위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음성〓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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