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1년]국민들,경제 관심 부쩍 높아져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9시 19분


“1천3백15원이면…. 어제보다 2원 떨어졌네.”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주부 김영숙(金英淑·48)씨는 매일 아침 현관에 배달된 신문을 펼쳐들고 1면에 나오는 환율 그래프를 가장 먼저 들여다본다. 작년말부터 새로 붙은 습관이다.

큰 아들(26세)을 미국에 유학보낸 김씨 부부는 IMF체제 직후 달러당 9백원이던 환율이 순식간에 1천7백원, 1천8백원으로 치솟자 비명을 질렀다. 큰아들에게 매달 보내주는 1천2백달러를 환전하는데 1백8만원이면 되던 것이 두배로 뛰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방송에서 환율 얘기만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우고 신문에 난 환율추이와 전망기사를 꼼꼼히 스크랩 한다. 김씨만이 아니다. 노소와 계층을 가리지 않고 경제 문제에 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한 경제전문가는 주변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경기가 언제쯤 좋아지겠는가”하는 경제전망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에 대한 시각이 국제화하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 인터넷에는 국제금융자본이나 아시아위기 등 국제경제 분야를 다루는 사이트가 작년말 이후 15개 이상이나 생겼다. 신문 가판대에서도 경제지 판매부수가 늘어났다.

경제와 거리가 멀어보이던 검찰청이나 경찰서에서도 요즘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제전문가를 초청, 특강을 받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국민에 대한 경제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경제홍보기획단을 확대, 인력을 늘렸다. 경제홍보기획단 임해종(林海鍾)과장은 “국민을 대상으로 경제시험을 실시하면 과거보다 점수가 상당히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