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깡패-여의사 운명적 사랑 「약속」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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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가슴을 적시는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찾아온다. 세상통념에 따르면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폭력배 두목과 여의사, 그러나 운명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사랑의 힘을 그린 ‘약속’.

지난해 이맘때 ‘편지’로 전국에서 2백만 관객을 모은 신씨네가 꼭 일년만에 들고온 멜로드라마다. 역시 ‘편지’로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든 박신양이 이번에는 조직폭력배 두목을 맡았고, ‘접속’에서 안구건조증에 걸린 여자를 연기했던 전도연이 여기선 사랑때문에 눈물을 줄줄 흘리는 여의사 역을 했다.

영화는 ‘편지’처럼 신파적이고,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던 만화속의 남자처럼 여자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만족시킨다. ‘편지’에서 죽음을 앞둔 남자가 마지막 영상편지로 관객을 울렸던 것처럼 ‘이래도 안울래?’하는 식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회장의 여자들은 물론 남자들도 울었다. 내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 목숨을 바치는 사나이들의 의리에 감격한 때문일까.

냉철함과 아이같은 순수함을 동시에 표현한 박신양, 깎은 밤톨같은 전도연의 연기가 빛난다. 97년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작 ‘돌아서서 떠나라’(이만희 작)에 반한 중견 김유진감독의 집요한 열정에 의해 영화화됐다. 14일 개봉.

〈김순덕기자〉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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