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경민/日오메가계획과 「에너지主權」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9시 33분


일본의‘오메가계획’은 원자력 발전에 사용된 우라늄 원료를 최종처분하는 계획을 말한다.

원전에서 사용된 우라늄을 재처리하게 되면 당초보다 약 60배에 가까운 열효율을 내기 때문에 에너지의 준국산화를 이룰 수 있는 반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므로 이를 지하 수백m의 안정된 지층에 처분한다는 것이다.

지하 깊은 곳의 단단한 바위를 8m 깊이로 뚫어 그 안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한 뒤 그 속에 폐기물을 유리소재로 고체화시킨 다음 이를 스테인리스제의 특수 용기에 봉인, 최종 폐기물에서 방사능이 새어 나오는 것을 철저히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 제2의 석유파동 대비

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은 일본은 원자력정책을 착실히 추진하여 계획 중인 것까지 포함하면 총 56기의 원전을 보유,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제3의 원자력 대국으로 발전했다.

타의에 의해 야기되는 에너지 위기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원자력 정책을 실행하여 원자력의 준국산에너지화에 성공하고 있다.

세개의 전등 중 한개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자원빈국인 한국이나 일본의 현실은 운용의 안전성과 폐기물의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하면서 지속적인 원자력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일본이 원자력 발전에 매달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에너지 주권정책이다.

석유 수입의 9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언제 또다시 재현될지도 모르는 석유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석유확인매장량은 92년에는 인류가 약 45년 정도 쓸 수 있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그나마 97년에는 41년 분으로 줄어 절약해서 쓴다 하더라도 1백년을 견디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니 대체 에너지로서 원자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환경문제다.

현재 지구는 이산화탄소 방출에 의해 오존층에 구멍이 생기고 지구온난화 현상이 야기되어 인류를 위기에 처하게 하고 있어 세계 각국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수립에 부산하다.

에너지를 획득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원자력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시간당 1㎾의 전기를 얻기위해 석유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백g이고 석탄은 이보다 많은 2백70g인데 비해 원자력은 5.7g밖에 되지 않는다.

총 에너지 생산 중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76%나 되는 프랑스가 유럽 국가들 중 이산화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의 원자력 정책중 관심을 끄는 것은 사용한 우라늄 연료의 재처리인데 이를 통하여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다시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95년 통계로 계획중인 것까지 합치면 총 18기의 원전을 갖게 되는 한국은 재처리를 하지 못하게 되어 이 때문에 우라늄 자원의 재활용은 물론 핵폐기물 처리에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굴업도에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건설하려던 계획도 활성단층이 발견됨에 따라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수포로 돌아갔고 2006년경이 되면 기존의 핵폐기물 저장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적어도 30∼40년 앞을 내다보는 원자력정책의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은 불행히도 한반도비핵화선언에 핵폐기물의 재처리마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 에너지의 장기적인 준국산화정책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 핵재처리로 국익 도모

핵폐기물을 재처리하게 되면 플루토늄이 나오는데 이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개발계획을 차단하기 위해 재처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나친 양보라 판단된다.

원자력이용에 대한 평화적인 이미지를 전세계에 심어 준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로부터 핵사찰을 철저히 받아가며 재처리를 하여 국익을 꾀하고 있다.

핵재처리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대책을 수립한 일본은 이제는 오메가계획으로 대미를 장식하려 하고 있다.

재처리 허가를 얻기 위해 수십년의 세월을 인내한 일본외교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김경민<한양대교수/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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