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구조조정 찬바람「쌩쌩」 … 「삼성맨」이 흔들린다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12분


‘옛날같은 삼성맨은 더 이상 없다.’

삼성그룹 안팎에선 요즘 이런 소리가 자주 들린다. 과거엔 삼성맨 하면 뭔가 달랐다. 어떤 경우에도 회사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고 탁월한 업무능력에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젠 이것은 옛말. 올들어 구조조정 바람이 전 계열사에 몰아치면서 삼성 구성원들의 생각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삼성은 1천7백억원을 들여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로비와 삼성생명 건물 로비, 이 두 건물의 지하층을 전면 개보수하는 공사를 올해초 마무리했다. 요즘 일부 직원들은 로비를 지나다닐 때마다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저런 곳에 돈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임직원 수백명은 구제할 수 있었을텐데….”

삼성은 8월을 기점으로 계열사별로 전체 임직원의 20% 가량을 희망퇴직형식으로 소리소문없이 내보냈다. 삼성자동차 판매 캠페인에 전계열사 간부사원들이 자의반 타의반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엔 삼성중공업의 일부 사업부문과 삼성항공이 빅딜 대상에 포함된 이후 임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한국중공업과 통합되면 삼성중공업 발전설비부문의 직원 1천5백명 중 상당수가 감원될 것을 우려해 한때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삼성의 한 간부직원은 “종업원이 일체감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없는 게 문제”라고 한마디.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