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허구연의 현장진단

  • 입력 1998년 10월 27일 07시 17분


LG의 승인은 한마디로 선발 손혁의 호투 덕분이다. 손혁은 절묘한 제구력과 볼 스피드의 완급조절로 현대타자를 공략했다. 구속 10㎞의 차이는 투수와 포수간의 거리에서 약 1.5m, 야구공 20개분이다. 손혁은 포크볼 등을 적절히 섞어 수비불안으로 궁지에 몰린 LG를 구해냈다.

반면 현대는 LG 좌타자들에 대비, 조규제를 투입했으나 김동수에게 솔로홈런을 빼앗긴 것이 뼈아팠다.

현대의 승부처는 5회초 1사 1,3루에서 더블스틸을 시도했을 때였다. 3루주자 박경완이 아웃됐는데 LG 수비의 처리도 좋았지만 박경완이 LG포수 김동수가 2루에 송구했을 때 1루주자에게 도움을 주는 주루리드를 해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1,2차전에서는 현대 김재박 감독의 작전이 맞아 떨어졌지만 3차전에선 선수들이 감독의 작전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반면 LG 천보성 감독은 7회말 2대0으로 앞섰을 때 무사 2루에서 풀카운트인데도 이종렬에게 스리번트를 지시한 것이 맞아떨어졌고 이것이 결정적인 승부처가 됐다.

아무리 뛰어난 작전이라도 선수들이 어떻게 소화해주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현대는 선수들이 감독의 작전을 받쳐주지 못한 반면 LG는 제대로 소화해낸 것이 3차전의 승부를 갈라놓았다.

허구연<야구해설가>kseven@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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