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막스 갈로 대하소설 「나폴레옹」

입력 1998-10-07 19:23수정 2009-09-2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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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프랑스에서 발간돼 ‘나폴레옹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막스 갈로의 대하소설 ‘나폴레옹’이 최근 문학동네에서 전5권으로 완역됐다. 소설‘나폴레옹’은 프랑스에서 12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인터넷에도 ‘황제’사이트가 생겼으며 관련 연구서들이 쏟아지는 붐이 형성됐다.

소설은 채 열살도 되지않은 어린 나폴레옹이 프랑스 왕립군사학교에 입교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섬으로 유배된 그가 “선두, 군대”라는 마지막 말을 토해낸 뒤 52세를 일기로 사망하기까지 시간의 흐름대로 서술했다. 매권 뒤편에는 연표와 역사용어 해설 등의 참고자료들이 수록됐다.

저자 갈로(66)는 역사학자이자 ‘렉스프레스’지의 논설위원을 지낸 저널리스트로서 미테랑대통령 시절 엘리제궁 대변인을 맡기도 했던 좌파지식인. ‘무솔리니의 이탈리아’ 등 58권의 책을 펴낸 작가는 특히 로베스피에르, 로자 룩셈부르크 등 혁명가들의 삶을 소설로 재현하는데 몰두해왔다. 나폴레옹을 그리면서도 저자는 “마치 나폴레옹의 어깨 너머에 있는 듯”(‘르 피가로’와의 인터뷰 중) 철저히 그의 처지에서 당시 상황을 기술해 나갔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는 ‘나폴레옹은 미래가 의심스러울 때마다 돌아와 프랑스를 선동한다’며 그의 부활을 주기적인 것으로 평가했지만 저자는 20세기말 현실에 나폴레옹이 제시하는 의미를 달리 해석한다.

용맹한 군인으로서 프랑스혁명의 전파를 두려워하는 유럽 각국의 위협으로부터 조국을 구해 민중의 영웅이 됐지만 스스로 황제가 됨으로써 혁명을 배반한 역설. 그러나 저자는 그의 선택이 개인적인 야심때문이기보다는 “국익을 위해 좌우파를 아우르며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해석한다. 소설 속 저자가 인용한 나폴레옹의 유서 한 대목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

‘…나는 꺼져가던 혁명을 구해냈다. 나는 혁명에서 범죄의 피를 씻어내어, 그 영광스러운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었다. 나는 프랑스와 유럽에 새로운 이념을 심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선 ‘제3의 길’이 모색되는 유럽사회에서의 ‘나폴레옹붐’과 위기의 한국사회에서 ‘나폴레옹’읽기는 얼마만한 상관관계를 가질까.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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