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카드대금 연체자,「배째라」형 가장 많다

  • 입력 1998년 9월 24일 19시 03분


‘나는 모른다. 죽이든 살리든 당신들 맘대로 하라.’

카드 연체대금 회수요원들이 연체자에게 연체사실을 통보하고 갚을 것을 독촉하면 대뜸 ‘배째라’는 식으로 대꾸하는 연체자들이 가장 많다. 그 다음은 안하무인형. 이들은 ‘나 이런 사람인데, 까불지마. 귀찮게 굴면 재미없어’라고 윽박지르기 일쑤다.

삼성카드가 최근 신용카드 단기(1∼3개월)연체자 담당 회수요원 2백명에게 ‘연체자의 유형’을 물어봤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연체자 유형 3위는 욕설과 함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공갈협박형. ‘××, 내가 낼 때 내는거지, 확 뒤집어엎기 전에 전화 끊어’하는 식. 이들은 단기연체 담당자들이 대부분 여사원인 점을 염두에 두고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않고 있다. 이밖에 언제 갚겠다는 약속은 하지않고 ‘알았다. 알았다니깐….’을 남발하는 ‘무감각형’도 회수요원을 피곤하게 하는 대표적 유형이었다.

또 △오로지 약속만 하고 연체대금을 갚지않는 허위약속형 △‘나 찾아봐라’하는 오리무중형 △‘돈이 거짓말을 하지 사람이 거짓말하느냐’는 책임회피형 등 연체자 군상도 각양각색이었다.

연체자 대부분은 ‘난 연체할 사람이 아닌데 말이야’로 말문을 열지만 갖은 핑계를 대가며 연체개월수를 늘리기 일쑤라는 게 회수요원들의 귀띔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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