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시각장애 혜광학교생 「노인 보살피기」화제

  • 입력 1998년 9월 22일 11시 24분


“비록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저희들도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만 해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인 인천 부평구 십정동 혜광학교 학생 20여명은 지난해 3월 청소년적십자단(RCY)을 조직, 토요일마다 인천지역 노인정을 돌며 뇌졸증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안마 지압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고교3학년 과정 20여명도 실습의 일환으로 학교 주변 십정노인정 백운노인정 등 4곳을 매주 한차례 돌며 안마 침술 지압 등으로 노인들을 보살피고 있다.

뒤늦게 이 학교에 입학해 지압과 안마를 익힌 구만석씨(34)는 “그동안 주위에서 장님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는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을 다 극복했다”며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 재학생 1백10여명은 지난 6월 북한어린이돕기 모금운동을 벌여 한국선명회 인천지부에 성금을 전달했고 지난해 말에는 쌀 30㎏을 인천 남구 노인복지회관에 보내기도 했다.

혜광학교는 이같은 봉사활동으로 지난 1월 인천시로 부터 청소년 적십자단 봉사대상을 받았다.

명선목(明善牧)교장은 “학생들에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들을 돌보는 희생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봉사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522―8396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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