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엄대웅/『네 편지대로 술-담배 줄일거야』

  • 입력 1998년 9월 16일 19시 23분


새로미가 편지를 썼던 시간에 아빠는 코를 골면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겠구나.

항상 새로미의 편지만 받고 아빠는 제대로 답장을 하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단다. 그러나 아빠는 새로미의 기특한 마음을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사랑하는 딸 새로미야. 아빠가 술 담배를 많이 해서 걱정이 많지. 하지만 아빠는 아직 건강해. 이번에 보건소에서 건강진단을 받았는데 간에 지방이 약간 끼어 있지만 채소 과일 등을 많이 먹고 술을 좀 자제하면 괜찮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그리고 새로미 말대로 술 담배를 자제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이렇게 글을 쓰니 솔직히 쑥스럽기도 해. 하지만 한편으론 아름답고 착하고 기특하고 마음씨 고운 우리 딸이 아빠의 마음을 들뜨게도 한단다.

새로미야. 우리 가족이 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가 앞장서 나갈테니 뒤에서 잘 밀어주기 바란다. 앞으로는 새로미에게 답장을 가끔씩 보낼 수 있도록 해볼게. 새로미의 편지속에 담긴 마음을 아빠는 늘 가슴에 품고 살아갈거야. 새로미도 건강하고 밝게 자라 주기 바란다. 그리고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도 왠지 부끄러워 못하고 있다고 전해줬으면 한다.

엄대웅(서울 동작구 사당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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