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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9월 11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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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황학대. 고산 윤선도(尹善道)선생의 유배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바다쪽으로 쭉 뻗어나온 큰 바위가 마치 학이 나래를 편 모습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바위와 어우러진 30여 그루 해송(海松)으로 황학대는 한 폭의 산수화를 떠오르게 할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지난해만해도 1백살 넘는 이 해송은 잎이 말라 죽기 일보직전 상태까지 갔었다. 기장군민과 군청이 나무살리기에 나섰던 것은 지난해 12월. 서울 나무종합병원 응급팀의 진단 결과 지나치게 흙이 많이 덮여 뿌리가 약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솔잎이 시들면서 떨어지는 현상은 깍지벌레와 호리왕진딧물 때문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이때부터 해송을 살리기 위한 응급처치가 시작됐다. 줄기에 주사바늘을 꽂아 영양분을 투입하고 솔잎에는 생리증진제를 뿌렸다. 또 땅속에 거름을 묻고 뿌리 주변에는 무기비료를 뿌렸다.
기장군으로부터는 1천만원의 치료비가 지원됐다. 그후 8개월이 지난 지금 해송 30여그루중 20여그루는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푸른 솔잎에 윤기가 돌며 빳빳하게 힘이 들어가 있다. 나머지도 머지 않아 회복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기장군 공무원들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주민들의 지극한 정성이 해송을 되살렸다”면서 “연말이면 고산이 즐겼던 예전 황학대의 수려한 모습이 완전히 되살아 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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