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현대自, 대리봉급 과장보다 많다

  • 입력 1998년 8월 18일 19시 53분


“아, 내가 낸다니까 왜 이래.” “과장님 마음은 알지만 가뜩이나 빠듯하실테니 이번에는 제가 내겠습니다.”

부원들끼리 회식을 마친 뒤 서로 계산하겠다며 한창 승강이를 벌이던 현대자동차의 한 영업소 이모과장(36)과 강모대리(31). 이과장은 “오늘은 강대리에게 맡기세요”라는 부하직원들의 ‘합창’에 마지못해 강대리에게 ‘계산권’을 넘겼지만 기분은 찜찜하다. 현대자동차 사원들 사이에는 요즘 대리가 과장에게 밥을 사는 진풍경이 자주 일어난다. 사무직과 근로자를 불문하고 대리가 과장보다 임금을 많이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현재 대리2년차가 받는 월급은 개인차가 있지만 1백20만∼1백30만여원으로 1년 총수령액이 2천5백만∼2천6백만원. 과장 1년차가 받는 월급도 이와 비슷한 1백20만원대로 연수령액이 2천5백만원 정도. 당연히 과장 승진이 얼마 남지 않은 대리 3,4년차는 과장1년차보다 연 2백만∼4백만원 임금을 더 받는다.

이는 노조의 ‘뒷받침’이 있는 대리급 사원들은 매년 임금이 올랐으나 비노조원인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의 임금은 지난해부터 동결과 삭감이 잇따랐기 때문.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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