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섬나라 피지 「해피송」…싱 美그린 제패

  • 입력 1998년 8월 18일 19시 41분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가 70년 독립 이래 최대의 경사를 맞았다.

이 나라 출신 비제이 싱(35)이 최고권위의 골프대회인 98미국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그런데 이 경사가 국민에게 알려진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인구 80만명이 사는 피지에 단하나씩 밖에 없는 신문사와 텔레비전방송사는 싱이 우승한 사실은커녕 대회전 참가소식조차 보도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한 피지출신 미국인이 골프중계를 지켜보다 피지에 있는 친구에게 국제전화로 우승사실을 알려줬다. 이 친구는 바로 피지에 단 3개뿐인 국제규격 골프장의 소유주이자 이나라 대법원장인 티모시 튀바가.

튀바가는 골프에만 열중하고 국정에는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야당으로부터 탄핵위협을 받고 있던 시니베니 라부카총리에게 싱의 우승사실을 알렸다.

골프 때문에 정치적 생명이 끝날 뻔한 총리의 입장에서 싱의 우승소식은 그야말로 ‘구세주’를 만난 셈.

이후 피지의 언론들이 싱의 우승에 대해 집중 보도를 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도에서 태어나 피지로 이주, 10세때부터 골프장 캐디부터 시작한 싱은 이제 피지공화국의 최고 영웅으로 떠올랐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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