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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16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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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만에 개정되는 이 사전에는 컴퓨터의 2000년도 인식 오류를 뜻하는 ‘밀레니엄 버그’를 비롯해 전자 애완동물 키우기 게임인 ‘다마곳치’도 실리게 돼 화제다. 20세기 말이 영상시대 컴퓨터시대임을 실감케 하는 단어들이다.
▼옥스퍼드 사전측은 개정 내용을 발표하며 사용하면 실례가 되는 단어도 열거해 주목된다. ‘노처녀(spinster)’ ‘절름발이(crippled)’ 등이 대표적 사례로 여권(女權)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천여개의 새 단어를 더해 35만 어휘가 실리게 될 옥스퍼드 사전은 21세기에도 영어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 기대된다.
▼우리나라도 빠르면 내년말 50만 어휘를 수록할 종합국어대사전을 편찬하게 된다. 새 단어 5천∼6천개가 첨가된 국어사전을 갖고 21세기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이 10년의 조사끝에 추가할 신조어도 옥스퍼드 사전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멀티 미디어’ ‘가상공간’과 같은 정보 통신 용어가 다수를 차지한다. 급변하는 사회상을 반영하듯 ‘노래방’ ‘오렌지족’ ‘성희롱’ ‘배낭여행’ ‘조직범죄’도 실리게 된다.
▼국어연구원 관계자는 사전에 추가되는 새 단어를 주로 신문에서 찾아냈다고 한다. 신문이 ‘사회의 거울’로 비유됨을 감안하면 새 단어들이야말로 거울에 비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다음 사전 편찬 때는 퇴영적이고 부정적인 말보다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어휘가 많이 실릴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 자체가 개선됐으면 좋겠다.
〈임연철 논설위원〉ynch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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