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성옥빈/『새로운 인생출발 응원할께요』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22분


무섭게 쏟아져 내리는 장맛비속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나 이제 집에 들어간다.”

허전하고 쓸쓸함이 밴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임기를 3년여 앞두고 40여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는 날. 공식적인 퇴임식도 없이 아버지는 사무실의 짐을 정리하셨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명예퇴직을 신청하신 아버지. 박봉에 5남매를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결혼시키면서 근검 절약정신이몸에밴부모님.

오로지 자식들을 위해 일방적인 희생만 하시면서 인생을 살아오신 부모님. 80이 훨씬 넘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행복하게 생활하시는 부모님의 모습.

아버지 어머니의 바른 삶의 모습은 곧 저희들의 인생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존경하는 인물을 쓰라면 아버지의 함자를 쓰곤 했습니다. 이제는 자식들에 대한 걱정은 벗으세요. 저희 5남매가 아버지 어머니의 시원한 그늘, 따뜻한 양지가 되어드릴게요.

저희들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게요. 아버지의 새롭게 시작되는 인생에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사랑해요. 아버지.

성옥빈(주부·전북 전주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