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의 「건강 여름나기」민간요법, 지혜 『반짝』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22분


조상들의 더위나기.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던 시절, 미니 스커트도 배꼽티도 못 입던 때엔 계곡물에 발을 담그거나 등물을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모래찜질로 ‘이열치열(以熱治熱)’을 실천하거나 숲에서 나뭇바람을 쐬며 시원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들 피서법에는 몸의 기운을 북돋워 주는 효과도 있다. 민간요법도 제대로 알고 하면 보약 보다 좋다.

▼탁족(濯足)〓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피서법은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 한방에선 탁족이 건강에도 좋다고 본다. 발은 온도에 민감해 찬물에 담그면 온몸이 시원해진다. 또 흐르는 물은 간장 신장 방광 위장 등의 기(氣)가 흐르는 길을 자극한다.꼭 계곡의 물이 아니어도 좋다. 샤워기의 찬물로 발바닥을 골고루 자극해도 고인 물로 씻는 것보다 효과가 크다. 부부 간에는 찬물로 상대방의 발을 씻어주면서 발바닥을 두드려주면 좋다.

▼각탕(脚湯)〓무릎 아래 부위를 물에 담그는 목욕. 섭씨 43∼44도의 열탕에 3분, 16∼17도의 냉탕에 1분씩 담그기를 5번 되풀이 한다. 하체의 피가 잘 돌아 관절염 환자나 하체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위하수증 탈장 치질 등 장기가 처지는 병에 걸린 이에게도 도움.

아이들이 감기몸살 등으로 열이 많이 나면서 입술이 새파랗게 변해 몸을 떨 때는 온몸에 땀이 날 때까지 10∼20분 정도 무릎을 열탕에만 담가주면 효과. 뜨거운 물을 계속 갈아주는 것을 잊지 말 것.

더위를 먹었을 때는 38도 정도의 온탕에 소금을 한 숫가락 정도 붓고 각탕을 하면 빨리 회복된다.

▼모래찜질〓뜨거운 모래는 온몸을 오랫동안 데워 기가 잘 흐르게 해준다.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이나 신경통 소화장애 환자에게 좋다. 불면증 우울증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이에게도 도움. 또 까칠까칠한 모래알이 피부에 적당한 자극을 줘 살갗에 피가 잘 흐르도록 해 피부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바다 모래의 소금기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균을 죽이는 성질이 있어 피부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 온몸을 모래속에 묻고 얼굴에 땀이 날 정도까지 있으면 된다. 심장질환 천식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피해야 한다.

▼산림욕〓여름에 가장 효과적. 피부 노출이 많기 때문에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라는 화학물질을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다. 웃통을 벗고 하면 효과가 더 크다. 피톤치드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물질. 가벼운 달리기나 뜀뛰기 맨손체조 등 유산소운동을 곁들이면 더욱 효과적.

(도움말〓경희대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신현대교수)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