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감독후보 3인의 스타일]이차만-김호곤-허정무

  • 입력 1998년 8월 4일 19시 35분


《이차만(48) 김호곤(48) 허정무감독(43).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는 3인의 ‘대권 주자’다. 14일 열리는 공개 평가회를 통해 이중 한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다. 세 감독은 나란히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면서 지도자로도 성공 가도를 달려온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축구인들은 “세 감독의 성격이나 지도스타일은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 유비 손권과 비교될 만큼 뚜렷하게 구별된다”고 말한다》

▼ 이차만 ▼

지도자 생활 중 수차례 퇴출당하는 시련을 겪고 다시 재기한 이차만대우감독. 그는 인의를 앞세워 천신만고 끝에 촉의 황제에 오른 유비에 비유된다. 90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그해 베이징 다이너스티컵에서 우승했으나 귀국하자마자 영문도 모른 채 해임되는 아픔을 겪었고 93년에는 대우에서도 퇴출당해 그라운드를 3년간이나 떠나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대우 감독으로 복귀해 보란듯이 팀의 프로축구 3관왕 등극을 이뤄 화려한 재기를 했다.

▼ 김호곤 ▼

김호곤감독은 지략으로 난세를 평정하고 위나라 황제에 오른 조조에 비견된다.

82히로시마아시아경기대회 코치를 시작으로 88년과 92년 올림픽대표팀 코치를 거쳐 97시칠리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감독으로 준우승을 이룩하는 등 정통 코스를 밟아온 그는 93년 모교인 연세대 감독을 맡아 라이벌 고려대와의 정기전에서 6연속 패배를 당한 연세대를 대학축구의 강호로 다시 발돋움시켰다.

▼ 허정무 ▼

승부근성과 혈기가 왕성한 허정무감독은 젊은 나이에 동오의 주인이 된 뒤 황제로 패권을 이룬 손권과 닮은 꼴. 86멕시코월드컵에서 선수로 출전, 아르헨티나의 슈퍼스타 마라도나를 악착같이 막아내 이름을 떨쳤던 그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뛰어나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지나치리만큼 강한 승부욕은 그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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