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英롤스로이스, 폴크스바겐-BMW에 분리매각

  • 입력 1998년 8월 2일 18시 07분


‘롤스로이스의 얼굴은 BMW로, 몸은 폴크스바겐으로.’

세계 유수 기업들의 ‘짝짓기’가 성행하는 가운데 최고급 승용차의 대명사격인 영국 자동차회사 롤스로이스도 팔렸다. 그런데 이 회사는 공장은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의 폴크스바겐에, 상표권은 독일의 BMW에 따로 팔리는 기구한 신세가 됐다.

BMW는 최근 “롤스로이스의 상표권과 판매권을 사들여 2003년부터 새 롤스로이스회사를 설립해 고급차를 본격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롤스로이스의 ‘얼굴값’은 무려 6천6백만달러. 그러나 7억9천만달러(약 9천8백억원)인 ‘몸값’에 비하면 10분의1이 안된다.

롤스로이스의 영국공장을 인수하게 됐으나 상표권은 갖지 못한 폴크스바겐은 2003년부터 회사명칭을 바꾸고 총매출의 70%인 벤틀리 차종만 주력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롤스로이스의 얼굴인 상표권과 판매권은 롤스로이스 소유가 아니라 항공기엔진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 PLC’소유였기 때문에 폴크스바겐에 넘어가지 않았다. PLC는 항공기엔진 생산 파트너로 일해온 BMW에 롤스로이스가인수되기를바랐으나무산되자 상표권과 판매권을 넘기는 성의를 보였다.

영국차의 자존심을 지켜온 롤스로이스의 해외매각을 아쉬워하는 영국인들은 “얼굴값도 경쟁을 시켜 제대로 받아야 했다”고 불만을 터뜨리면서도 롤스로이스가 새 주인을 맞아 고용상태가 개선될 것인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