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허미영/아빠,예전처럼 웃고 힘내세요

  • 입력 1998년 7월 27일 19시 34분


평생을 우리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오신 아빠. 요즘 출근하는 아빠의 뒷모습이 너무나 슬퍼보여 때론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합니다. 풍족하지 못한 우리 가정에 IMF라는 것이 아빠에게 얼마나 무겁고 버거운 것인지 잘 알면서도 쪼들리는 가정형편에 짜증만 부리는 큰 딸이 미우시죠.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왜 아빠만 보면 속상한지 모르겠어요. 전에는 너무나 바른 길로만 걸어오신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아빠에게 이렇게 어려운 일만 닥치는 걸 보면…. 남들처럼 쉬운 길로 갔으면 하는 못난 생각도 해봅니다.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며 가족들에게 가장으로서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것을 가슴 아파하시는 아빠를 보면 제 마음도 시리도록 아픕니다.

언젠가부터 웃음을 잃은 아빠. 저희들에게 아무 것도 해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껏 해주신 것 만으로도, 그리고 지금 건강하게 저희들 곁에 계시는 것 만으로도 지금 이 순간들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답니다. 아빠. 예전처럼 당당한 아빠의 뒷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아빠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 뒤 우리 가정에 행복이 사라졌어요. 어서 아빠의 예전 모습으로 돌아 오세요.

허미영(경남 마산시 봉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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