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최영묵/국민회의의 「강변」

입력 1998-07-22 19:16수정 2009-09-2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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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가 22일 ‘7·21’재 보궐선거후 처음으로 소집한 간부회의의 일성(一聲)은 “결코 패배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신기남(辛基南)대변인은 공식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 차지했던 7개 선거구 중 3석을 빼앗아왔기 때문에 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크게는 여권, 작게는 국민회의가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 패했다는 근거는 많다. 선거구 모두 야당이 차지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번 선거는 그 자체가 독립적인 하나의 단위를 이뤘고 그것도 전국적인 규모의 선거였다. 따라서 투표결과 3대 4의 열세를 보인 단순수치만을 볼 때도 분명히 진 것이다.

더욱이 여권후보는 국민회의 자민련 연합공천후보였다. 국민회의는 더욱 그렇다. 경기 광명을에서 이겼다고는 하나 그동안 들였던 공을 생각하면 박빙의 신승(辛勝)은 쑥스러운 일이다. 서울 종로의 득표율도 기대에 못미쳤다.

신대변인은 “여론조사결과에 못미쳐 아쉬운 것일 뿐 진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공천당시의 자체 여론조사로는 세 후보가 ‘필승카드’였다. 그후 선거전을 거치면서 낙승을 예상했던 한 곳에서 떨어지고 한 곳에서 고전한 것은 이유야 어떻든 유권자들의 지지를 획득하는데 실패한 것을 의미한다.

국민회의가 이겼느냐, 졌느냐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승패는 당사자들 이외에는 관심사항이 아니다.

다만 국민회의가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심의 소재’를 냉철하게 읽고 있느냐의 여부가 더욱 중요한 문제다. 이번 선거가 집권후의 개혁작업과 정국운영에 대해 적지 않은 국민이 호응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면 이를 수용하고 방향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이런 겸허함이 부족했다.

최영묵<정치부>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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