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아사히신문]日기업들 「동시株總」그만둘때

  • 입력 1998년 6월 30일 20시 02분


▼아사히신문▼

일본 기업사회의 왜곡을 상징하는 의식, 즉 전국에서 같은 날에 일제히 열린 주주총회가 끝났다. 일정을 하루 늦춘 기업도 있었지만 도쿄(東京)증시에 상장한 3월 결산기업의 9할 이상인 4천1백12개사가 같은 날을 택했다.

총회꾼 개입을 피하기 위해 시작한 궁여지책(주총집중)을 이제 업적악화와 경영실패로 고민하는 경영자가 일반 주주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주주가 모인 곳에서 회사를 둘러싼 문제를 차분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미국에서도 주총은 길지 않으며 내용도 경영보고와 신제품소개를 겸한 파티가 이어진다.

하지만 지금처럼 주총이 같은 날에 집중되는 것은 문제다. 경영자는 주총집중에 따른 폐해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주총을 집중일이 아닌 다른 날에 열면 보다 많은 주주에게 경영의 실정을 전달해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보통의 주주로부터 어떤 질문과 의문이 나올 것인가를 상정해 답변하면 회사를 사회와 가깝게 만들어 불상사를 미연에 막는 위기관리로도 연결된다.

지금까지 주총집중을 허용해왔던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상호주식보유는 무너지기 시작했고 백지위임을 해온 주주는 줄어들었다. 대신 주가뿐만 아니라 경영능력도 평가한 뒤 매매주식을 결정하는 해외투자자가 늘고 있다. “주총을 끝내고 축배를 들면서 (주총담당부서인) 총무부를 위로한다.” 최고경영자는 이런 연중행사에 만족하지 말고 과감하게 다른 날에 주총을 열어야 한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kwon88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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