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김경애/『어머님 자주 모시고 다닐게요』

  • 입력 1998년 6월 17일 19시 43분


▼ 혼자 계신 어머님께

진달래 피고 철쭉이 만발하던 봄은 어느새 가버리고 어김없이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요사이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데 어머님 건강은 어떠신지. 식사는 잘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결혼한지 21년이 되도록 어머님께 편지 한번 쓰지 않다가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어머님이 혈압도 높고 다리도 불편하시어 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 시켜 드리고 시간이 없다 바쁘다 하며 핑계만 댔는데…. 그러다 며칠전 어머니 모시고 아비와 같이 강화도에 다녀 오고 나서 얼마나 흐뭇하고 기뻤는지 모른답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좋아하실 줄 몰랐어요.

어머니. IMF한파 때문에 아비가 힘이 들더라도, 이제부터 이런저런 틀에 박힌 생각하지 않고 평일이든 휴일이든 아무때나 어머님 기분 좋으신 날을 택해서 가시고 싶은데 모시고 다닐게요.

팔순이 넘었지만 언제나 멋쟁이인 어머님. 신문이며 뉴스며 연속극이며 열심히 읽고 보며 즐겁게 사시는 어머님. 저희들 곁에 살아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지금 이대로 건강이더나빠지지않고 더 늙지 않고 오래오래 저희들 살아가는 것을 지켜봐 주세요. 사랑해요.

김경애(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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