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최정호/대입준비 아우에게

  • 입력 1998년 6월 12일 08시 29분


형의 대학 학격소식을 듣고 태연한 척 하면서도 좋아서 어쩔줄 모르던 너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이제는 형이 너의 대학 합격 소식을 듣고 기뻐해야 할 차례인 것 같다.

동생아. 물론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형의 경험으로는 대학이 법조인이라는 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본다. 또 많은 생각을 하고 경험을 쌓는 기간이기도 하다.

올해는 유난히 날씨가 더워 힘이 들겠구나. 곤히 잠든 너를 보고 있노라면 딱한 생각도 든다. 그러나 어쩌겠니. 지금 너의 꿈을 실현하는 첫 기로에 서 있는 것을.

동생아. 아무리 네가 새벽 일찍 집을 나가 밤늦게 지쳐 돌아오지만 엄마는 네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1시간 먼저 일어나고 또 네가 학원에서 돌아오는 밤 12시까지 널 기다리다 야참을 해 주시지 않니. 그리고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시는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을 꼭 명심해라.

이제 형은 군에 입대한다. 매일 잔소리하던 형이 없어져 기쁠지도 모르지만 형은 걱정이 많다. 아무리 힘들고 외로워도 나약해 지면 안된다. 무엇보다 너 자신을 믿고 사랑해라.

최정호(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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